케이 모던 2권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를 다음 주에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어요. 몇 달 만에 나오는 신간이어서 유독 귀한 느낌이에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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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만든 ‘현대성’을 묻다 케이 모던 시리즈
🔈모베
“K”가 붙는 단어가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행에 둔감한 마티가 이번에는 이 흐름에 동참해보기로 했습니다. “케이 모던”은 한국이 ‘만든’ 현대성(modernity)에 주목합니다. 현대는 주어진 조건으로, 또는 서구나 일본이 한국에 미친 영향 관계 속에서 이해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선으로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 사태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고층아파트의 기원은 분명 서구에 있습니다만, 한국의 아파트는 1960년대 이후 한국만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누적되어 빚어진 대단히 독특한 사태입니다. 르 코르뷔지에나 그로피우스의 건축, 페리의 근린주구론, 전후 전 세계의 주택 공급 정책은 한국 아파트 현상을 파악하는 데 그리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가 서구와 일본에서 무엇을 참조했는지 묻는 데에서 나아가 그것을 바탕으로 무엇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이것들이 어떤 한국인을 만들었는지 물어야 합니다. ‘케이 모던’은 한국이 ‘만들어낸’ 낯설고도 익숙한 현대성을 찬찬히 뜯어볼 계획입니다.
케이 모던 첫 번째 책은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입니다. 그런데 시리즈 번호는 2번이에요. 1번은 박철수 선생님의 마포주공파트: 단지 신화의 시작을 위해 남겨두었습니다.
📍앞으로 나올 책
* 제목과 출간 순서는 바뀔 수 있습니다.
1 박철수, 『마포주공아파트: 단지 신화의 시작』
3 박해천, 『혁신과 풍요: 1990년대 디자인 문화의 구조변동』
4 류근수, 『모더니스트 건축가, 김중업』
5 김수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경계: 1950-60년대 평양의 건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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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 없는 주공아파트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코멘터리
🌱죽순
지금까지 한 아파트단지의 탄생과 죽음(이자 재탄생)을 다룬 책은 없었습니다.
이 주제가 흥미롭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파트의 건설-거주-재건축 사이클을 직접 경험한 아파트 키드 세대만이 쓸 수 있는 주제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리 말해, 드디어 때가 온 것이죠. 둔촌주공에서 나고 자라, 둔촌주공만 10년 이상 파고 계신 이인규 선생님의 책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가 그 선두에 섰습니다.
둔촌주공아파트는 특별합니다.
1. 62만 제곱미터, 5930세대라는 엄청난 규모는 여타 대단지와 비교를 불허하고,
2. 재건축을 앞두고 거주민들이 증언한 ‘장소 애착’은 그간 아파트를 둘러싼 이야기에서 볼 수 없는 것이었으며,
3. 20년간 이어진 재건축 사업은 2022년 공사 중지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겪으며 매일 경제 기사에 오르내렸죠.
주공아파트계의 셀럽🌟 둔촌주공의 40년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궁금하시죠? 몇 장면만 골라서 미리 보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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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주동과 달리 134가, 134나로 나뉘었던 이곳은 중앙정보부 임직원에게 분양한 국민주택이었다고 해요. 둔촌주공에 중앙정보부 사람이 많이 산다는 소문은 사실이었던 겁니다. ‘반공 국민’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던 박정희 정부는 자기 입맛에 맞게 움직이는 일군의 집단에게 시혜적으로 집을 분양해주곤 했습니다. 대한주택공사 주도로 ‘서민주택’을 표방해 지어진 주공아파트에 ‘정치적 기획’이 있었단 사실이 그다지 놀랍지는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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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쓴 사진입니다. ‘더불 초품아’였던 둔촌주공의 초등학교 중 하나가 사진 중앙에 보이네요. 둔촌주공 하면 우거진 숲을 방불케 하는 조경아 특징인데, 입주 초기 모습이라 나무 가지가 앙상해요. 마치 연출된 것처럼 사람들이 둘씩 짝지어 걷는 모습이 귀엽지 않나요? 공사 현장, 준공 초기 전경부터 철거 전후, 재건축 공사 모습까지 다양한 내용의 화보를 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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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었습니다. 둔촌1동 그 자체가 둔촌주공아파트 단지였다니! 통치와 자치의 영역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이곳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요? 재건축 사업으로 새로 들어설 올림픽포크 포레온에는 둔촌주공보다 2배 많은 세대가 입주할 예정입니다. 행정동에 맞먹는 규모, 밀집된 인구의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 또한 흥미로운 연구 과제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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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입니다, 무려. 사실 건물을 올리는 것은 2-3년이면 끝납니다. 문제는 재건축조합 설립, 시공 사업단 선정, 이후 안전진단,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치고, 설계, 공사비, 상가 등의 이슈까지 끝없이 협상하고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죠. 저자는 혼란스러웠던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의 시계열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합니다. 재건축사업의 전체적인 흐름을 알 수 있어요. 더불어 철저히 민간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재건축이 ‘주거’의 질과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 고민해볼 거리를 계속해서 던집니다. 저는 3장 재건축 파트를 이 책의 백미로 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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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규 선생님만이 구할 수 있었던 자료.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이 두 번째 시공단 선정 공고를 냈을 때 현대사업단이 배포했던 홍보물이라고 합니다.
안전진단에서 재건축 등급이 나오거나 재건축조합 설립 인가가 나면 건설사들은 해당 단지에 경쟁적으로 플랜카드부터 설치하죠. “축하합니다! 00건설사 임직원 일동” 하고요. 경쟁은 그때부터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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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지 재건축조합 연합의 목소리는 꽤 큽니다. 낙후된 거주 환경 개선이 아니라 ‘자산 가치 개선’을 위해 뭉칩니다. 이해관계자이냐 아니냐, 주거의 본질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이런 모습에 다른 가치 판단을 내리게 되겠지만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단지의 영향력이 사회를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가는지 민감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단지의 생애는 곧 수많은 대단지가 있는 한국에 사는 우리의 생애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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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막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습니다. 속 시끄러웠던 첫째 날이 지나고 도서전의 열기가 정점을 향해 가는 듯 많은 분이 찾아오셨더라고요. 올해 도서전 방문에는 명확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2024년 도서전 준비였습니다. 10년 넘게 참가하지 않아서 신청 방법도 까먹었고, 부스를 꾸미는 감각도 증발해버려서 눈에 불을 켜고 살펴봤어요. 새빨간 가구로 눈길을 끈 안전가옥, 포토존까지 갖춘 도서출판 다른, 저자 사인회와 북토크를 하던 은행나무와 민음사, 눈에 띄는 종이가방을 제작한 워크룸프레스... 그리고 티셔츠를 제작한 출판사가 많았어요. 의외의 굿즈. 역시 도서전은 준비할 것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돌아왔습니다. 과연 마티는 내년에 도서전에 나갈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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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마티
matibook@naver.com 서울시 마포구 잔다리로 101, 2층 (0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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