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상당한 난관이 있었어요. 운 좋게 초대권을 받아서 사전등록까지 완료했는데, 티켓박스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어요. 이 거대한 줄의 꼬리를 찾아야 했습니다. 줄을 따라 한참을 걸었어요. 족히 10분 넘게 걸은 것 같아요. 마침내 줄의 끝을 표시한 깃발을 발견했습니다. 입장까지 40분 이상은 걸린다는 문구도 함께.. 정말 40분을 기다려 티켓박스에서 표를 받았습니다. 거기에서 입장 팔찌를 받고 바로 입장했어요.
전시장 안에도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파도처럼 떠밀려 가듯 부스를 관람했습니다. 인기가 많은 부스는 번호표를 나눠주시더라고요. 부스 앞에 손님이 쌓이면 길을 막게 되기도 하고, 손님을 응대할 사람도 부족하니 선택한 방법인 것 같았어요. 이렇게 인기가 많은 곳은 트럭으로 상품을 싣고 온다더라고요. 초창기엔 이제 시작하는 일러스트 작가님들 혹은 학생 작가님들도 많이 보였는데, 이번엔 모두가 프로, 기업처럼 보였습니다. 다양한 상품 구성과 물량, 파티션에 달아둔 간판과 로고, 벽면을 가득 채운 그림들.. 모든 게 예사롭지 않았어요. 제가 마지막 날에 가서 그런지 ‘sold out’이 잔뜩 붙어 있어서 사고 싶어도 못 사는 물건이 많았답니다.
서일페 관람객 다수가 성인이에요. 일러스트의 그림체를 보면 아이들도 참 좋아하겠다 싶은데 말예요. 캐릭터, 열쇠고리와 같은 것들이 Y2K 열풍의 연장선인가 싶기도 하고요. 이곳에 다녀간 친구들이 쓴 돈의 액수를 듣고 대기줄을 보고 놀랐던 것보다 더 놀라버렸습니다. 몇십만 원은 금방 쓴다고 하더라고요. 엽서는 몇천 원, 키링은 만 원대 인데 대체 얼마나 많이 산 걸까요? (큰 인형들은 큰 금액이지만..) 이 시장이 정말 대단하구나 온몸으로 체험했습니다. ‘서일페’를 여러번 와 봤는데 올해처럼 대단한 인파는 처음이었어요. 실내 마스크 해제와 확진자의 격리 의무 해제 이후라 더 폭발한 것 같아요. 다음 페어는 겨울인데 보통 크리스마스를 걸쳐서 한답니다. 주말에 가시려거든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해요.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