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들의 2021년은 어디로 향하시나요? 여기서부터 계속, 우리 함께 가볼까요? 마티는 2020년 8권의 신간으로 여러분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뿌연 세상에서 자주 선명한 눈동자를 마주치는 짜릿한 시간이었어요. 저희와 마주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작업은 단연 뉴스레터 '각주'입니다. 무엇을 해서, 어디를 가서 이렇게 좋은 친구들(또는 이웃들, 동료들, 취향 딱 맞는 지인들...)을 만날 수 있겠어요! 서점의 서평을 통해 또는 별점을 통해 멀찍이서 보일락말락 찾기 힘들었던 독자 분들을 이제는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누고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 듭니다. 각주뿐 아니라 블로그, 트위터, 인스타그램에서도 두런두런 책 이야기를 이어가니, 종종 들러주세요. 독자님들의 2021년은 어디로 향하시나요? 여기서부터 계속, 우리 함께 가볼까요? ☻ 독자 제보! 2020년을 행복하게 해준 것들 ☻ 💛올해의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나에겐 10점 만점 인생 드라마. 클래식을 다시 듣게 됐다. 💛올해의 숲: 파주 감악산 잣나무 숲. 와- 소리가 나오는 멋진 곳! 가만히 앉아 바람에 부딪히는 나무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까지 차분. 💛올해의 어린이: 학원에서 만난, 직접 글도 쓰고 삽화도 그리는 어린이 작가님들. 코로나 때문에 한 달 동안 못보고 있지만 다시 만나서 동화책 완성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올해의 소울푸드: '이집 샤브샤브는 예술'. 이름처럼 정말 맛있는 집! 샤브샤브를 즐겨 먹는 편이 아니었는데 뜨끈한 국물, 배고픈 날 무조건 생각나요! 💛올해의 착한 소비: 동구밭. 샴푸부터 세제까지 환경 생각하며 모두 교체. 플라스틱 그릇 건조대 대신 나무로 만들어진 것으로! 일회용품 소비도 많이 줄였어요. 💛올해의 최애템: DOD(도플갱어) 가마보코 텐트와 라이카 카메라 ! 내년에는 더 자주 쓸 수 있기를... 💛올해의 에그타르트: 송파 동봉커피의 에그타르트. 서울에서 먹은 것 중 제일 맛있음. 파리바게트 에그타르트는 잊으세요. 💛올해의 넷플릭스: <나의 문어 선생님>. '문어?'로 시작해서 'ㅠㅠ'로 끝난 다큐멘터리. 💛올해의 책: <배움의 발견>. 또 다른 '불편한 진실'을 대면하게 해준 책. 💛올해의 건축가: <예른 웃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 묻혀 있던 보석 같은 존재. 💛올해의 소비: 와인셀러. 8병밖에 안 들어가지만 보고 있으면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올해의 행운: 로또 3등. 숫자 하나만 더 맞았으면 1등이었을 아쉽고 아쉬운 3등. 계속 도전해서 1등 가즈아! 💛올해의 와인: 부루넬로 디 몬탈치노(BDM). 풀바디 드라이 와인, 산도와 타닌의 밸런스가 좋은 모든 것이 훌륭했던 레드와인. 💛올해의 낚시: 도다리 4자. 충남 태안 만대항에서 첫 월척, 방생해줬는데 다시 잡히지 말고 오래오래 잘 살길. *소중한 제보에 그림까지! 독자님들 늘 감사합니다.😊 🎅 2020년 마티의 각주 연말 정산 🎅 2020년 7월 30일부터 발행한 마티의 각주 - 12회 지난 호까지 접수된 뉴스레터 피드백 - 118개 가장 요청이 많은 콘텐츠 - 마티 편집진의 일상 & 숨겨진 보석 같은 책 이야기 마티의 각주 오픈율 TOP3 ③ 9호 "여러분, 이게_진짜_최종.pdf" *우리가 사랑한 북 디자이너 02 준비 중입니다. 2021년에 또 만나요! *지난 호는 여기서 모두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은 독자가 클릭한 링크 ② 읽고 있는 책 인증 챌린지 - 서른 권의 책을 선물로 준비했던 추석맞이 이벤트. 마티의 각주를 빛내준 독자님의 코멘트 💌 <혁명을 팝니다>는 제가 대학 신입생 때 나온 책인데 이런 이야기가 있을 줄이야. 지금도 그 책을 읽던 때가 기억나요! 💌 박 작업에 너무너무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마티의 각주 아니면 어디서 듣겠어요. 책이라는 거대한 세계에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최선을 다한다는 점을 새삼 느꼈습니다. 💌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좋은 책을 함께 추천해 주셔서 독서 경험이 확장되었습니다. 넘넘 좋아요. 💌 편집할 때 무슨 책을 읽으셨는지를 알게 되어서 좋았어요. (저도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정수>처럼 레시피북에 이미지 없는 것 좋아해요.) 💌 <날카롭게 살겠다> 책 표지를 봤을 때 누굴까 궁금했는데 각주를 통해 알았어요! 넷플릭스도 챙겨봐야겠어요!!! 💌 전부 다 좋았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늘 9월의 서재 같은 자투리 코너(?)가 마음이 끌리네요. 💌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인데 이게 뭐라고 다 재밌지요? 💌 작은 출판사에서 이렇게 자체 뉴스레터 발행하신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고 응원하게 되네요. 편집자님들의 다양한 후기 듣고 싶어요. 💌 늘 여러 직원분들이 함께 참여해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주셔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무엇보다 건강 유념하세요! ☻ 마티와 반비, 교환 서평이 도착했습니다 ☻ "마감 끝"을 보고하는 편집자 동료끼리의 카톡에서 시작된 '책 바꿔 읽기' 프로젝트! 마티의 편집자 S는 반비의 『마음의 발걸음』을, 반비의 편집자 pip은 마티의 『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를 리뷰했어요. 역시나 읽어야 할 이유를 콕콕 알아채준 교환 서평을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마음의 발걸음』by 리베카 솔닛 걷다 보면 멀리서 천천히 다가오는 풍경 뒤에 아일랜드의 쓸쓸하고 처절한 역사가, 우연히 펍에서 만난 사람의 수다에서 예이츠와 조이스가 튀어나온다. 솔닛을 놓치고 혼자 걷다간 아일랜드를 오해하게 될까 긴장됐다. 침략의 유산을 그저 근사한 구조물로 오독할까 봐, 큰 키를 자랑하는 나무로 빽빽한 숲이 식민지 영국이 낸 상처인 것을 모르고 찬탄할까 봐 내가 종종거리는 사이, 솔닛은 여유롭게 걸음을 내딛었다. 원래 여행의 호흡이라는 게 들숨에 역사를, 날숨에 그 역사와 함께 남은 사람을 만나는 행위라는 걸 아는 사람의 걸음이었다. 읽는 내내 아일랜드의 길 위가 아니라 혈관 속을 유영하는 것만 같았다. 아일랜드가 흘린 피를 느꼈고, 채 아물지 않은 상처가 쓰라렸다. 여전히 뜨겁게 자기 땅을 사랑하는 아일랜드 사람들의 날씨 이야기마저 생생했다. 아일랜드에 가본 적 없어도 그 맥동이 발아래에서 울리는 듯했다. 1997년에 쓰였으니 이 책에서 말하는 지도는 일말의 의심 없이 종이 지도다. 솔닛은 다음 걸음이 망설여질 때면 지도를 펼치거나 화분에 물을 주던 주민에게 길을 물었다. 지금의 우리는 길러본 적 없고 어쩌면 잃어버린 능력이다. 이방의 풍경과 자기 마음의 풍경을 겹쳐 볼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구글 지도부터 내려놔야 할지 모른다. 눈을 멀리 두어야 가능한 일일 테니까.
아무렇게나 처박아둔 세계지도를 주섬주섬 펼쳐봤다. 모서리에 뭉쳐 있는 은빛 먼지를 조심스레 털어내고 아일랜드를 찾았다. 3900만 대 1 축척에선 손톱만큼 작다. 『마음의 발걸음』이 새긴 자취를 떠올리며 당장은 아일랜드에 가고 싶지 않아졌다. 그저 솔닛이 지나간 풍경을 확인하는 정도에 그칠 테니까.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솔닛의 흔적이 희미해질 즈음, 내 마음만 들고 떠나고 싶다. 더블린 공항에 내려 어디로 가야 할지 잠깐 아득해질 그 기분을 오롯이 느끼고 싶다. 물론 손에는 『마음의 발걸음』이 들려 있겠지만. 이 책은 20세기 뉴욕에서, 문학사와 지성사의 “결코 잊을 수 없는 존재”로 기록되어야 마땅할 13인의 여성 작가들을 연속성을 부여해 조명한다. 한나 아렌트, 수잔 손택처럼 이름 외에 설명이 필요 없는 작가,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도러시 파커나 메리 매카시, 또 고유한 팬덤을 소유한 존 디디언, 노라 에프런 등이 바로 자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공적을 쌓은 주인공들이다. 이 책은 여러 작가의 짧은 전기 모음집이 아니다. 또한 남성 중심의 역사와 연대기에 대항하는 여타 책들과도 사뭇 다르다. 여성 작가들을 개별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이들 간의 관계와 연결점을 드러내고, 이들이 문학, 지식, 정치 등 공통의 장(場)에 속해 있음을 보이고자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렌트와 매카시는 아렌트 사후 유고 원고의 편집을 매카시가 맡았을 만큼, “정신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이자 동료였다. 작가들의 연대 방법 중 하나는 동료가 과도한 비판에 시달리고 있을 때 앞장서 반박 글을 기고하는 것이었다. 반대로 상대의 글이 지닌 모순이나 한계를 여러 지면을 통해 맹렬히 지적할 때도 많았다. 이런 면면에서 ‘여성’ 작가들의 전형적인 ‘자매애’의 장면을 상상했던 내 고정관념은 슬쩍 사라졌고, 이러한 연결점 덕분에 잘 모르는 작가를 다루는 챕터도 긴장감과 흥미를 품고 읽어갈 수 있었다. 저자 미셸 딘은 문자 그대로 글로 이뤄진 세계를, 그 세계가 작동하는 모습을 밀도 있게 보여준다. 한 편의 예리하고 우아한 원고가 발행되는 과정은 그 결과로 지면에서 오가는 날카로운 비판과 비평과 해석만큼이나 복잡하고, 글로 고발하고 글로 세계를 짓고 글로 내면을 쌓아 올리는 작가만큼이나 치열하다. 게다가 사적 영역에 대한 언급은 최소화되어 있으니, 작가라는 직업과 글쓰기라는 노동에 대한 이미지가 또렷이 남는다. 펜을 망치처럼, 또는 검처럼 휘두른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 말이다. 도서출판 마티 |
편집진이 띄우는 책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