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음악이었어요 🦻팔랑 안녕하세요, 마티의 편집자 🦻팔랑입니다. 지금 마티 사무실이 촌각을 다투며 고군분투 중이라 부득이하게 각주 31호를 휴재할 수밖에 없게 되었어요.
뭣땜에 왜 어째서 휴재를 할 정도로 분투 중인가에 관해 제가 짤막하게 사정을 전하며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을 보내려 합니다. ❶ 뭣 땜에 📚🔎👀 음악책 때문(덕분)이에요. 간혹 마티의 주 분야가 '인문'이냐 '건축'이냐 '사회과학'이냐를 묻는 분들이 계세요. 순서로만 따질 일인가 싶긴 한데, 아무튼지간에 애초에는 '음악'이었어요.
마티의 첫 책은 지휘자 브루노 발터가 자신의 스승이자 음악적 이상이었던 말러의 일생을 기록하고 기억한 말러 평전이었습니다.
말러의 뒤를 이어 빈 궁정오페라단 지휘자를 지내고 말러 타계 후 「대지의 노래」, 「교향곡 9번」을 초연한 발터는 "그의 영향은 나의 전 생애에 내린 축복이었다"고 회상하지요.
음악을 주력 분야로 삼아야겠다는 계획은 없었는데,
뒤이어 몇 권의 음악책을 출판(최은규 『교향곡은 어떻게 클래식의 황제가 되었는가』, 노먼 레브레히트 『클래식, 그 은밀한 삶과 치욕스런 죽음』, 캐럴 이스턴 『자클린느 뒤 프레: 예술보다 긴 삶』, 에드워드 사이드 『평행과 역설』, 로빈 월리스 『소리 잃은 음악』 등)하며 몇 년간은 클래식 출판사라는 부제가 따라붙기도 했었답니다. 여기까진 옛날 얘기고요. 그렇다면 지금은 왜 바쁜가로 다시 돌아오면
굉장히 방대하고 요소가 복잡한 음악책을 만들고 있어서요. 게다가 '특별한 마감'이 정해져 있어서 그렇답니다. ❷ 어째서 마감이 정해졌는가 💥 정기간행물도 아니고 웬 마감인가 싶으시죠? 바로 독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알라딘 북펀딩 👉 이 펀딩은 11월 2일부터 시작됐어요. 바흐의 종교 칸타타 번역은 이리저리 검색을 해도 곡들마다 쪼개진 번역본을 겨우 손에 쥘 수 있던 터라 꽤 오래전부터 기다리던 책이었어요.
그런데 어디서도 소식이 들려오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마티가 용기를 내보기로 했습니다. 매우 좁은 독자군이리라 예상하고 적은 부수만을 계획하고 있는데, 문제는 분량이더라고요.
200여 곡의 가사와 상세 정보, 그리고 무엇보다 독일어와 병렬 배치를 해야 하니 판면 디자인이 거의 정해진 채로, 글씨가 잘 보이면서 분량은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연구했습니다.
판형이 너무 크면 들고 보기 어렵고, 종이가 너무 두꺼워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얇을 수도 없는 이유가 탄성과 장력, 내구성을 갖춰야 오래오래 소장할 수 있으니까요.
마티의 디자이너 🦈조스바가 바흐 칸타타 기획부터 마음으로 찜한 양장용 천이 있었는데, 네덜란드에서 제작된 제품이다보니 국내 단행본의 판형과 맞지 않아서 고민이 깊고 길어졌답니다.
줄이고 줄여서 1,168쪽. 소량 제작에 거대한 분량에 이모저모 모든 요소를 꼼꼼하게 고려한 좋은 재료들로 계획을 꾸리니, 이것은 우리가 몸과 영혼을 바쳐서 기도를 한다고 될성 싶지가 않더라고요.
그날 오후에 🧼퐁퐁은 알라딘에 상담을 청했고, 그렇게 펀딩이 시작된 것이랍니다. ❸ 왜, 지금 '바흐의 칸타타'일까 🎻 바흐 작품번호나 작곡년도의 순을 따르지 않고 대강절, 크리스마스, 부활절 등 교회 절기에 맞춰 차례를 구성했어요.
1년 내내 칸타타를 듣고 즐길 수 있도록. 마티의 책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시작하는 대강절부터 책을 따라 1년에 걸쳐 칸타타를 들을 수 있도록 구성했지만, 언제 책을 펼치든 그 주에 맞는 칸타타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죽순은 바흐를 들으며, "이런 가사였단 말인가!" 탄식과 감탄을 오가며 작업 중입니다. ❹ 독자와 함께하는 행사 준비 🎶🍷 책을 만들면서 독자와의 만남도 준비하고 있어요. 1년간 함께 음악을 들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번뜩 솟았어요. 왜냐면, 해설과 가사가 있어도 쉽게 바흐를 찾아 듣기 어려울 수 있으니까요.
12월 중순 해제를 쓰신 나주리 교수님의 강연을 시작(서교동 진부책방 예정)으로, 2022년 1년 동안 바흐 칸타타를 함께 듣는 청음회를 준비 중이랍니다. 아마도 이어지는 청음회는 마티 사무실이 될성 싶습니다.
마티에 조그맣고 소박하지만 빈약하지는 않은 오디오기기를 마련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하여, 요사이 바쁜 와중에 🔇모베는 온라인 중고 장터를 매순간 들락거리느라고 발바닥, 아니 손가락이 닳는다는 소문이 파다하네요. 🙌 좋은 소식으로 32호 각주 때 뵙겠습니다. 그사이 우리 구독자 님들, 찬란한 가을 보내시길 바랄게요! 🍁 책 좋아하는 친구가 떠올랐다면? |
편집진이 띄우는 책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