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가 뉴스레터를 발행한 지 1년이 되어갑니다. '진짜' 1주년은 다음 호이지만, 출판계 구독자 분들이 미리 축전을 보내왔습니다(받아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흠흠). 바쁘신 와중에 축하와 응원의 말씀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픈률 100%가 아니어도 좋으니 <각주>에 애정 어린 한마디를 보내고픈 분들은 구글 폼을 통해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진짜' 1주년 호에 함께 나눌게요.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라는 우울한 소식을 비집고 <우리는 실내형 인간>이 출간됐습니다. 한층 더 지독한 실내살이가 시작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청결과 공기 정화와 시간 때우기죠. 청소는 장비발이라는 퐁퐁이 브러시 6종을 가져왔고, 죽순은 '식물 반려인'으로 사는 생활을 빼꼼 들려드려요. 아, 팬데믹에 맞서는 동네서점 이벤트도 준비했어요. 두구두구두구! 기대해주세요! 당신의 집 안에 누군가 살고 있다 🧼 퐁퐁 우리들의 집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무수히 많은 생명체가 삽니다. 인간의 몸을 제멋대로 점거하고 인간과 실내 공간을 공유하며 건강을 좌지우지하는 존재, 미생물. 몇몇 실내 미생물은 배관을 타고 다니면서,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물방울에 실려 다니면서 질병을 유발하지만, 그렇다고 찝찝한 마음에 강박적으로 청소를 할 필요는 없어요. 항균제를 사용하면 유용한 미생물을 죽일 수 있고, 실내에는 인간에게 무해한 미생물이 더 많거든요(그런데 어떤 것이 좋은 미생물인지 밝혀내는 일이 무척 어렵다고 하네요). 인간은 오랜 시간에 걸쳐 실내형 동물로 진화했지만, 우리 면역계가 아직 실내 미생물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한 탓에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건지도 모릅니다. 집 안에서 건강하게 지내며 더 완벽한 실내형 인간으로 거듭나고 싶나요?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 봅시다. 드디어 나왔어요.ᐟ 육면체 공간에 콕 박혀 있는 게 제일 좋은 이들의 다음 단계를 위한 안내서 <우리는 실내형 인간>. 책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각각의 먼지 조각이 우리 삶의 미세 역사다.❞ 집 안의 먼지를 분석하면 그 집이 습한 지역에 있는지 건조한 기후대에 있는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성별과, 반려동물이 개인지 고양이인지, 주로 무얼 먹으며 지내는지, 어떤 식물 식구와 사는지도요. 여기 소개한 브러시들의 털을 하나씩 뽑아서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브러시 주인이 매일 아침저녁으로 고양이 궁둥이 두드리며 사는 사람인지, 하루의 10%는 실외형 인간 모드로 개와 함께 산책 나가는 사람인지, 서교동에서 중고 LP에 묻은 먼지를 즐겁게 들이마시며 사는 사람인지, 연희동 궁동산 아래에서 매일 모기와 사투를 벌이며 사는 사람인지 알 수 있을까요? ➊ 책상용 빗자루와 쓰레받기 책상에 지우개 가루가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으면 빗자루로 잘 쓸어 모아 쓰레받기에 담아 버립니다. 처음엔 지우개 똥 만들 듯 손가락 끝으로 꾹꾹 눌러 뭉치거나, 바닥에 대충 턴 다음 청소기를 돌렸는데요. 늘 책상에 남아 있는 아주 작은 덩어리가 거슬리더라고요. 그때쯤 우연히 발견한 이리스 한트베르크(iris hantverk) 빗자루와 쓰레받기입니다. 1870년, 시각 장애인을 위한 작업 학교에서 출발한 브랜드라고 해요. 스웨덴 전통 바인딩 기술을 배운 시각 장애인들이 지금도 직접 각종 브러시를 만들고 있어요. ➋ 노트북 브러시 가늘고 빳빳한 검은색 털은 키보드 자판 틈새에 낀 먼지를 빼낼 때 유용합니다. 흰색 털은 아주 부드러워요. 모니터와 키보드 표면을 가볍게 쓸어내리면, 먼지가 있었는데요 없습니다. ➌ 고양이 빗 고양이 머물다 간 자리마다 모두... 털밭입니다. 털갈이 계절이 왔어요. 저는 셰드킬러로 죽은 털을 제거합니다(고양이 집사님들은 어떤 빗을 쓰시는지 궁금하네요). 털뿜뿜 털뿜뿜 이러다 우리 고양이들 사라지지는 않을까 걱정되기 시작할 때쯤 선물받은 브러시로 빗질을 해주면 털에 윤기가 자르르 흘러요. 고양이들이 지나치게 흥분하니 주의하세요. ➍ 북 브러시 1935년부터 각종 브러시를 만들어온 독일 레데커(redecker)사 홈페이지 구경해보실래요? 상상도 못한 온갖 종류의 브러시를 볼 수 있어요. 책 '전용' 브러시가 꼭 갖춰야 할 물건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장에 꽂힌 책의 윗부분과 책 앞뒷면을 쓸어내리면 기분이 좋습니다. + 죽순에게는 이파리 전용 브러시를 권하고 싶네요. 만세 선인장에 쌓인 먼지는 닦아내기 어렵겠지만요. ➎ 타조털 먼지떨이 먼지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세세한 브러시를 만드는 레데커 같은 브랜드가 국내에 소개되기 전에, 정전기가 생기지 않고 표면에 상처를 내지 않는 먼지떨이의 대표는 단연 타조털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먼지와 전쟁을 벌여야 하는 턴테이블 생활의 오랜 동반자입니다. ➏ 무인양품 자루걸레 먼지를 처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지가 있는 표면에서 먼지만 묻혀낼 것인가, 먼지를 떨어뜨린 후 바닥을 쓸어낼 것인가. 무인양품의 이 걸레(?)는 이 사이에서 길을 잃습니다. 다른 용도는 모르겠지만, 오디오랙이나 책장의 먼지를 없애는 데는 그다지 쓸모가 없습니다. 각주* 1주년을 앞두고 들어온 축하와 응원의 말들📩 <각주>가 벌써 1주년이군요! 마티의 다섯 멤버가 책을 만드는 이야기뿐 아니라 평소에 무엇을 읽고 보고 듣고, 먹고 마시는지까지 다 털어놓는, 본문보다 더 긴 각주들. (각주 모아 책 한 권 내시죠!) ― 김상호 정림건축문화재단 실장 바쁜 마감 중에도 정성 들여 레터를 작성하는 모습에 늘 감동했고 많이 배웠습니다. 외로운 1인 출판사에겐 편집 뒷이야기 나누는 좋은 동료 같기도 하고요! 귀한 경험과 인사이트 담긴 ‘마티의 각주’ 앞으로도 설레는 마음으로 열어볼게요. ― 주소은 보틀프레스 편집장 마티의 각주 한 편 받을 때마다 읽어야 할 책, 들어야 할 음악, 먹어야 할 음식이 새록새록 피어나 자제력을 시험하니 저는 매번 곤경에 처합니다. 이러다 탐욕스러운 인간이 되겠어요. 뉴스레터에 이만큼 애정을 쏟고 공을 들이는 분들이 책은 어떤 태도로 만들지 상상하니 아찔하고요. 부디 옥체를 보존해야 앞으로도 계속 책을 만들지 않으시겠는지요.
P.S. 촘촘한 정보, 번지르르한 재미, 능청맞은 티저가 고소하게 버무려진 편지를 무료로 보기가 황송한 나머지 구독을 확 끊어버리자는 (결코 실행하지 않을) 배은망덕한 생각도 품어봅니다.
― 이기준 그래픽 디자이너
각주라니.ᐟ 각주라니.ᐟ 뉴스레터의 생명은 ‘이름’ 아닐까. 많은 출판사에서 뉴스레터를 발송하고 있지만,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구독하지 않았다.
그런데 각주라니.ᐟ 이 센스를 어찌할 것인가? 나는 마티의 구독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기회가 된다면 종이로도 읽고 싶은 마티의 각주.ᐟ
솔직히 뉴스레터로만 읽기는 너무 아깝다. 1주년 각별히 축하 드립니다. ― 엄지혜 채널예스 기자 지난 1년간 마티에서 나온 책들과, 그 책들에 얽힌 이야기를 메일함에서 발견하고 짝지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듣고 즐기는지,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마티의 각주를 추천하고 싶다. ― pip 반비 편집자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많은 경우로 "왜?"라는 질문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그러면 '좋은 걸 좋다고 말하지 달리 할 말이 있는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 옛날 동아시아를 강타한 대장금의 유명한 대사도 있지 않은가. '홍시 맛이 났는데…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하시면… 그냥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 그러니까 마티의 <각주>는 나에게 홍시이다. 좋은 걸 달리 뭐라 설명하느냔 말이다. '미주'가 아니라 '각주'인 것마저도 좋다(미주를 찾아보기 위해 책의 뒷장과 중간을 오가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니까). 새로 나올 책들이 어떤 표지로 어떤 내지 디자인으로 세상에 나올지 미리 엿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격주로 찾아오는 뉴스레터는 설렘을 몰고 나에게 온다. 그리고 여러분의 메일함에 더 많이 찾아가기를. 그리고 같이 이야기하자.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하였습니다." ― 임아혁 알라딘 MD 정희경이 마티를 낳고, 마티는 마티의 각주를 낳고, 마티의 각주는 나와 당신과 우리와 적(跡)*을 낳았다. * 跡 : 1. 발자취, 자취(어떤 것이 남긴 표시나 자리) 2. 업적, 공적 3. 행적 4. 관습, 선례 5. 길, 정도 6. 왕래 7. 명성(세상에 널리 퍼져 평판 높은 이름) ― 김하얀 북 디자이너 1주년 축하드립니다! 각주는 흥미롭고 유익한 내용도 많지만 마티 책을 만드는 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즐겁게 읽고 있어요. 같이 일하며 알게 된 분들이 필자 중에 계시다 보니 누가 어떤 글을 쓰셨구나 하며 재미있어할 때도 있고, 내용 중에 아는 디자이너가 나온다거나 하면 반갑기도 했죠. 얼마 전 개편 이후론 누가 누구이신지 아직 다 파악을 못 하고 있지만요. ― 정은주 번역가 <각주>를 읽다 보면 앗! 나 이거 읽어야지!!! 앗. 나 이거 들어야지!!!를 계속계속 마음속으로 외치게 됩니다. 마티 가족들의 사무적인 추천이 아닌 진심이 담긴 추천이 느껴지거든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저의 마음을 흔들 <각주> 기대하겠습니다. 1주년 축하드려요! ― 김은혜 북 디자이너 뉴스레터에 진심인 편 🌱 죽순 * <출판문화> 6월 호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시차 주의) 지금 막 마티 뉴스레터 <각주> 21호에 실을 두 꼭지를 써서 올렸다. 디자인 개편을 하겠노라 호언장담하고 지난 한 호를 쉬었는데, 1400쪽짜리 책 마감에 치여 개편의 ‘개’도 진행을 못 했다. 책 나고 레터 났지 레터 나고 책 난 건 아니니 어쩔 수 없지마는, 또 휴재할 순 없어서 마감으로 달음박질치는 틈틈이 뉴스레터를 썼다. 마티는 뉴스레터에 꽤 진심이기 때문이다.
편집부 창고 대방출의 기회를 찾아
마티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마케팅 채널은 서점, 홈페이지, 블로그,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여섯 가지였다. 서점엔 부동의 아군인 MD가 있으니 걱정 없고, 홈페이지는 도메인 이용료만 잘 내면 된다. 블로그는 연식이 오래된 가구처럼 확 내버릴까 싶다가도 아까워서 가끔 입김 불어 마른걸레질을 해주는 정도. 마케팅의 8할을 소화하는 SNS는 매일 새롭다. 안타깝게도 마티 구성원들 가운데 SNS의 바다에서 각종 영법을 구사하며 신나게 헤엄치는 능력자는 없는 터라, SNS를 기똥차게 활용하고 있다고는 말 못 하겠다. 주간회의 때마다 이번 주 SNS에 뭘 올릴지 진지하게 토론하던 시절은 간신히 면했지만 말이다.
노출에 의미를 두고 2~3일에 한 번 책의 내용을 재가공해 때로는 정보성으로, 때로는 광고성으로 게시물을 올리는 작업에 재미를 붙일 즈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생겼다. 신간 위주로 노출하다 보니 한 달 전 책조차 우리 안에서 오래된 책 취급을 받으며 소외됐다.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신간 의존도가 높아진 현실이 두드러지게 읽혔다. 마케팅의 한 축을 구간에 두지 않으면 신간 밀어내기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신간과 구간을 번갈아 노출하자고 다짐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솔직히 잘해야 재발견이고 잘 못하면 뜬금포가 될 구간 소개를 일주일에 한 번씩 하기란 쉽지 않았다.
어떤 불만족이 쌓여갔다. (...) ❝마이너 필링스❞ 출간 전 동네서점 이벤트 임박! 8월 2일 출간 예정인 <마이너 필링스: 이 감정들은 사소하지 않다> 출간 전 이벤트를 동네서점들과 함께합니다. <마이너 필링스>는 7월 19일부터 온라인서점 예약 판매에 들어갈 예정인데요, '예판'의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동네서점과는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준비했습니다. 7월 19일부터 8월 1일까지 아래의 동네서점을 방문하셔서 서점원이 건네는 <마이너 필링스> 봉투를 열어보세요. 봉투 속 내용물을 필수 해시태그와 함께 인증하신 분 가운데 추첨을 통해 책 교환권 3만 원 권을 드립니다. (단, 이 교환권은 해당 봉투를 받은 동네서점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어요.) 자세한 사항은 다음 주에 안내할게요. 마티 인스타그램을 주시해주세요! * <마이너 필링스> 출간 전 이벤트를 함께하는 동네서점 * 도화북스, 동아서점, 번역가의 서재, 소리소문, 스테레오북스, 이후북스, 인덱스, 책방서로, 책방이층, 책방토닥토닥, 풀무질 덧: 2000개의 봉투를 준비했고, 4000번의 도장을 손수 찍었습니다. 뭘 하든 진심입니다❤️🔥 ❝거리두기 4단계에 읽으려고❞ 산 책 이 책의 제목과 부제 “식민 말기 한국의 모더니즘적 상상력”을 접했을 때,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20세기 한국 건축의 여러 국면을 서술하는 데에 너무 적합해보였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어떻게 논의를 전개할지 몹시 궁금합니다.ᐟ 동거하는 초등학생의 학교 생활에 급히 자물쇠가 채워졌습니다. 덩달아 양육자의 하루도 갈팡질팡입니다. 멀리 가지 못하더라도 집 앞 작은 공원에서, 나즈막한 언덕에서, 동네 복개천에서 새들을 관찰하고 그네들의 살림을 알아봅니다. 땡볕을 걷던 아이가 깃이 바짝 움츠러들어 몸집이 가늘어진 참새들에게 묻네요. "너희들은 괜찮니?" 사실 표지가 예뻐서 샀는데요. 특히 뒤표지를 꽉 채운 보부아르의 사진이 인상 깊어서 구매했습니다. 책에 관한 설명은 오직 띠지에만 짧게 적혀 있어요. 책을 몇 장 넘겨 보니 사르트르의 장례 행렬 사진도 인상 깊습니다. 방에서 고요하게 읽기 좋은 책이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죽순 - 『너의 집이 대가를 치를 것이다』 오랜만에 범죄 스릴러 책을 골랐습니다. 평일엔 새벽 2시가 독서 한계 시각인데요, 이 한계선을 돌파할 수 있는 소설일지 기대 중. (그나저나 <마이너 필링스> 마감이 끝나야 이 책을 손에 들 텐데 말이죠.) 아룬다티 로이의 첫 소설(이자 4년 전까지는 마지막 소설이었던) 『작은 것들의 신』의 마지막 문장은 한 단어로 끝납니다. 그 단어를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로이의 두 번째 소설을 기다렸어요. 진작 사두었는데 아직 펼치지 못한 책. 실내형 인간이 되어 읽어보겠습니다. ❝식물의 반려❞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 죽순 ![]() ![]() 저는 식물 식구가 많아요. 벵갈고무나무, 아이비, 아몬드목걸이, 모난데스, 홍콩야자, 스파티필름, 알바 선인장, 황금사 선인장, 스투키 등등. 왼쪽 사진의 주인공은 '만세 선인장'입니다. 생김과 꼭 어울리는 이름이죠. 양재 꽃시장 사장님이 "엄청 더디게 자랄 거예요"라며 제 품에 안겨주셨는데, 개뿔, 근 한 달 만에 1cm 이상 자랐습니다. 처음엔 세 줄기의 꼭대기가 귀돌이 처리한 것처럼 동글동글해서 귀엽기만 했거든요. 근데 이젠 점점이 박힌 가시들마저 통통하니 물이 올라 근육이 붙은 거 같지 않나요? 오른쪽 사진의 주인공인 벵갈고무나무는 연둣빛 잎사귀가 싱그럽고 튼튼하게 잘 자라는 편이에요. 때때로 잎을 닦아주면 좋아해요. 해바라기 쌀독이 화분이 된 사연은 깁니다. 밑바닥에 실금이 가 5천 원에 업혀 왔는데요, 제가 고른 건 결단코 아닙니다. 1년쯤 같이 사니 정이 들어서 첫 만남 때보다는 쌀독이랑 친해졌어요. 알바와 황금사는 초록 줄기에 가시가 실이 얽힌 듯 자라는 선인장이에요. 집 안의 습기를 빨아들이는 건지 여름이 되면서 토실토실해진 황금사의 화분이 살짝 좁은 느낌인데(살이 쪄서 바지 허리가 쪼이는 그 느낌일 듯), 알바도 요즘 바글바글 식구를 늘리고 있어서 한여름이 지나면 둘 다 분갈이를 해주려고요. 홍콩야자는 쑥쑥 잘 커요. 협탁에 올려 놓으라며 친구가 선물했는데, 홍콩야자는 '화초' 아니고 '나무'임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스파티필름과 아이비는 물을 꽤 좋아하니 자주 들여다보고, 다육식물인 모난데스와 아몬드목걸이는 과습에 약하니 물을 줘야 할까 싶을 때 한 번 참기도 해요(그래도 물을 고작 열흘에 1큰술만 주라고 하신 건 너무하셨습니다, 꽃집 사장님). 하지만 요 정도 식물들로는 공기 정화가 되지 않는다고 해요(<우리는 실내형 인간> 참고). 하긴 얘들 날숨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저 친구로 두세요, 아침저녁 안부도 물으면서요☺ 책 좋아하는 친구가 떠올랐다면? |
편집진이 띄우는 책 이야기